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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전우주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 이후 손흥민의 선발 제외를 둘러싼 논란이 이틀째 계속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멕시코 과달루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졌고, 남아공전에서 승점 1점만 얻어도 자력으로 조 2위를 확정할 수 있었지만 1승 2패, 승점 3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경기 결과보다 더 큰 후폭풍은 주장 손흥민의 벤치 대기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본선 무대를 밟은 뒤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자 비기기만 해도 32강 자력 진출이 가능했던 경기에서 대표팀의 상징적인 선수를 선발에서 뺀 결정은 단순한 체력 안배를 넘어 전술적 판단 논란으로 번졌다.
홍 감독은 손흥민 대신 오현규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황희찬을 공격 파트너로 배치했다. 손흥민을 후반에 투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상대 체력이 떨어진 뒤 공간이 생겼을 때 넣는 편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에는 “상대 진영의 체력적인 소모도를 면밀히 계산했다”며 후반 승부수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 계산은 경기 내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을 아껴 후반 승부처에 쓰려면 전반을 안정적으로 넘기는 조건이 먼저 필요했지만,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남아공의 빠른 역습과 단순한 전방 연결에 흔들렸다. 패스 연결과 공격 전개는 부정확했고, 미드필더진에서는 이전 경기보다 많은 실책이 나왔다.

김승규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은 더 빨라질 수 있었다. 김승규는 전반 30분 탈렌테 음바타의 강한 중거리 슈팅을 쳐낸 뒤 문전에서 이어진 에비던스 막고파의 슈팅까지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후반에 들어갔고,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논란은 김승규의 경기 후 발언으로 더 커졌다. 김승규는 남아공전 선발 명단에 대해 “오늘 미팅 때 확정적으로 알게 됐다”며 “훈련 과정에서 계속 멤버를 바꿔가며 연습했기 때문에 서로의 역할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조합을 준비했다는 설명은 있었지만, 손흥민처럼 대표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온 선수가 경기 당일 최종적으로 선발에서 빠진 사실을 선수단이 확인한 셈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단순한 공격 자원 한 명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주장 완장을 찬 선수이자 공격 전개, 경기장 안 분위기,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을 묶는 상징성을 함께 가진 선수다. 이런 선수가 선발에서 빠진 결정이 경기 당일 최종 확인된 상황은 대표팀이 최종전 시작 전부터 새로운 중심을 다시 세워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축구 레전드 티에리 앙리도 이 지점을 비판했다. 미국 폭스스포츠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앙리는 한국이 체코전 이후 이기기 위한 축구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한 축구를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변화는 월드컵 무대에서 위험하며 남아공전에서 치명타가 됐다고 평가했다.

앙리는 손흥민을 선발로 쓰지 않은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지면 안 되는 경기에서 가장 뛰어나고 경험 많은 손흥민을 벤치에 둔 점을 지적했고, 리더이자 상징적인 선수가 선발로 나서지 못할 만큼 신뢰받지 못한다면 라커룸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지 물었다. 그는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것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상황이 어려울 때 다른 선수들을 끌고 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제거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앙리는 한국의 공격 전술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좋은 자원이 있었지만 남아공을 흔들 만한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요행을 바라는 팀처럼 보였고, 월드컵 무대에서 희망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손흥민이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됐지만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손흥민은 남아공전에서 슈팅 1개에 그쳤고, 한국은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ESPN FC는 경기 후 손흥민이 남아공전에서 29회, 멕시코전에서 20회 터치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는 손흥민이 2014년부터 출전한 월드컵 경기에서 남긴 최저 터치 수다.

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손흥민이 벤치에서 동료들에게 조언한 장면도 이 논란과 연결됐다. 손흥민은 경기 후 “벤치에서 보며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지 고민했다. 많은 이야기보다 간단한 조언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장인 손흥민이 경기장 안에서 직접 흐름을 잡지 못하고 벤치에서 제한적으로 팀을 도와야 했던 상황은 앙리가 지적한 리더 부재 논란과 같은 방향에 놓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팀이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고, 경기장 안에서도 충분히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선발 제외 결정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미리 말씀을 해주셨다”며 “제가 따로 이야기할 부분은 없다”고 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잘 준비했지만 이전 경기들과 비교해 미드필더진에서 너무 많은 실책이 쏟아졌다”며 “이로 인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음에도 오늘 경기력은 분명히 미흡했다”고 밝혔다. 손흥민 제외와 후반 투입 구상이 결과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드필더 실책만으로 패인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김승규도 선수단의 부담감을 언급했다. 김승규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라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전반전에 경기력이나 흐름이 좋지 못해 다소 위축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잔디 상태에 대해서는 1, 2차전을 치른 경기장보다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상대도 같은 조건에서 뛰었기 때문에 패배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내부 분위기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분위기 문제는 전혀 없었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장 속상한 사람들도 선수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에 대해서도 “우리만 이런 날씨에서 경기한 게 아니다”라며 외부 조건을 이유로 들지 않았다.
한국은 남아공전 패배로 자력 32강 진출 기회를 놓쳤다. 조별리그 A조를 1승 2패, 승점 3의 조 3위로 마친 한국은 12개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 안에 들어야 32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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