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검증 기체로 개발 기간 단축”… 대한항공, 군용 AAM 국산화 추진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대한항공이 미국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업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이하 아처)과 군용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한다.

군용 AAM 도입 시 예상 운용 개념
군용 AAM 도입 시 예상 운용 개념(사진=대한항공)

이번 사업은 해외에서 검증한 민간 기체를 도입한 뒤 대한항공이 군용 개조와 체계 통합을 맡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군용 개조 기술 확보를 시작으로 ▲단계적 국산화 ▲국내 공급망 구축 ▲감항인증 기술 확보 ▲제3국 수출까지 연결하는 한·미 방산 협력 모델이다.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변수는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사업 선정 여부다. 신속시범사업으로 지정되면 군 운용 환경에서 기체 활용성을 검증하면서 군용 AAM 기술 국산화와 감항인증 체계 구축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

해외 주요국은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군용 AAM 확보에 나섰다. 군용 AAM은 ▲병력·물자 수송 ▲의무 후송 ▲탐색·구조 ▲특수작전 지원 등 다양한 임무에 활용하는 미래 항공 전력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도 민간 AAM 기술을 군사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을 국정 과제로 정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군용 AAM은 새로운 항공 전력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항공·방산 산업의 성장 기반을 넓힐 수 있는 분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은 지형적 특성을 극복하고 긴급 물자와 병력을 신속하게 투입할 항공 자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발 기간을 줄이면서 군 운용에 필요한 기술과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사업 필요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대한항공과 아처가 추진하는 사업은 대한항공이 주도하는 한·미 전략적 기술협력 방식으로 구성했다. 대한항공은 군용 개조와 체계 통합을 담당하고, 아처는 기체 기술과 감항인증 분야를 지원한다.

양사는 군용 AAM 개발을 위한 역할 분담과 기술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도입 대상은 미 공군이 검증한 아처의 AAM 기체 ‘Midnight(미드나잇)’이다. 대한항공은 미드나잇을 국내 군 운용 환경에 맞춰 개조해 차세대 항공 수송 체계에 적용할 계획이다.

군용 AAM 도입 시 예상 운용 개념
군용 AAM 도입 시 예상 운용 개념(사진=대한항공)

해외에서 운용 가능성을 확인한 민간 기체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신규 기체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방식보다 개발 기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군용 개조 기술을 단계적으로 국내에 이전하고 국산화 범위를 넓히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국산화 과정에서는 국내 공급망과 국내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 기체 개조와 부품 공급, 정비, 운용 지원 분야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도록 해 장기적으로 군용 AAM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처가 미국 연방항공청(FAA) 감항인증 과정에서 확보한 경험과 데이터도 이번 협력의 핵심 자산이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정해진 안전 기준에 따라 비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로, 새로운 기체를 군과 민간 분야에 도입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한다.

아처가 제공하는 FAA 감항인증 데이터 패키지는 국내 AAM 감항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민간 AAM 인증 경험을 활용해 인증 절차와 기준을 구체화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도 FAA 감항인증 데이터 패키지의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견을 관계기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 AAM 개발 일정에 맞춘 감항인증뿐 아니라 정부가 목표로 정한 2028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상용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방위사업청 신속시범사업으로 지정되면 대한항공과 아처는 군 운용 환경에서 미드나잇의 임무 수행 능력과 활용성을 검증한다.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군용 개조 기술과 인증 기준을 확보하고 후속 전력화와 국내 산업 참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 사업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양사는 기술 협력과 단계적 국산화를 거쳐 확보한 군용 AAM 체계와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제3국 수출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기체 기술과 대한항공의 군용 개조·체계 통합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군용 AAM 시장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방산업계는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군용 AAM 기술 확보 ▲국내 감항인증 체계 구축 ▲단계적 국산화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 ▲미래 방산 수출 경쟁력 확보를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군용 AAM 개발은 전 세계 주요국 중 대한민국이 미래 항공 핵심 전력과 AAM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자 기회”라며 “대한항공과 아처가 수행하는 한·미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AAM 기술 발전의 ‘골든 타임’을 잡고 새로운 방산 수출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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