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사건도 많았네”… 13년 5개월의 정몽규 체제 돌아봤더니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지난 5월 29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회장식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오늘(6일) 사임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사임했다.

전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사진=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 13년 5개월은 여러 번의 경고음을 안고 이어졌고, 마지막은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축구종합센터 재정 문제, 체육계 쇄신 요구가 한꺼번에 터지는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정몽규
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정몽규(사진=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되며 한국 축구 행정의 전면에 섰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거쳐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까지 지낸 기업인 출신 행정가라는 점은 당시 기대 요소였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기업 경영 경험과 재정 기여, 국제 외교력을 앞세운 협회 운영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2014년 월드컵 실패로 사퇴하는 홍명보
2014년 월드컵 실패로 사퇴하는 홍명보(사진=대한축구협회)

정 회장 체제의 첫 대표팀 감독 선택도 홍명보 감독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뒤 물러나자 축구협회는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다. 그러나 홍명보 1기는 2014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실패한 선택이 됐다.

정몽규 체제는 두 번째 임기부터 공개적인 균열을 드러냈다. 2016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 회장은 마지막 임기에 들어갔다. 2017년에는 대표팀 경기력 부진과 축구협회 내부 비리 논란이 겹쳤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막판 대표팀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였고,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둘러싼 논란까지 커졌다. 정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부진과 축구협회 비판에 대해 사과했다. 협회 임직원의 공금 유용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집행부의 일이라고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때 정 회장은 대표팀 감독 선임을 전담하는 별도 기구 구상도 꺼냈다.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경기 결과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에서는 장기적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 한국 축구를 가장 크게 흔든 문제는 역설적으로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였다. 정몽규 체제가 내세운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작동 여부 자체를 의심받게 됐다.

천안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
천안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사진=대한축구협회)

2019년에는 천안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사업이 본격화됐다. 대한축구협회와 천안시는 업무협약을 맺고 천안 입장면 가산리 일대에 천연·인조잔디 구장, 소형 스타디움, 실내훈련장, 축구박물관, 풋살장, 실내체육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당시 사업은 정몽규 체제의 대표 성과로 내세워졌다. 축구협회는 파주 NFC 이후 한국 축구의 새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2021년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예외 심사를 거쳐 3선에 성공했다.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원칙적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지만, 재정 기여와 국제대회 성과, 단체 평가 등에서 성과가 뚜렷하면 3선 이상 도전이 가능하다. 정 회장은 이 예외 조항을 통해 세 번째 임기를 열었다.

하지만 이후 국회 현안질의에서는 3연임 승인 이후 당시 스포츠공정위원회 관계자들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정확히 누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 쳤다고 답했고,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맞다고 인정했다.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예외 승인 자체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셈이다.

징계받은 축구인 100명 사면을 의결중인 대한 축구협회 이사회
징계받은 축구인 100명 사면을 의결중인 대한 축구협회 이사회(사진=대한축구협회)

2023년에는 승부조작 등 비위 축구인 사면 파동이 터졌다. 2023년 3월 28일, 대한축구협회는 우루과이와의 A매치를 앞두고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을 전격 발표했다. 여기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선수들도 포함됐다. 명분은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반발은 거셌다. 축구협회는 사흘 만에 사면을 철회했고, 이영표·이동국 등 협회 임원들이 줄줄이 물러났다. 하지만 정 회장은 공개적인 사과는 했지만 퇴진은 없었다.

사면 파동은 단순한 판단 실수가 아니었다. 앞선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징계 경감을 시도했지만 여론의 극렬한 반대로 물러났지만, 다시 한 번 사면을 시도했다. 축구팬들은 축구협회가 어떤 것을 위해 존재하는 협회이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기 시작했다. 승부조작은 한국 축구가 가장 민감하게 다뤄야 할 문제였지만, 협회는 이를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명분 아래 한꺼번에 털고 가려 했다. 이 사건은 이후 정몽규 체제를 향한 불신을 키운 결정적 장면으로 남았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사진=대한축구협회)

같은 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 논란도 이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됐지만, 출발부터 의문은 컸다. 감독 경력 공백과 전술 역량, 국내 상주 의지 등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됐고, 우려는 2024년 아시안컵에서 현실이 됐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유효슈팅 하나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완패했고, 대회 기간에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충돌까지 외부로 알려지며 대표팀 관리 실패 논란도 터졌다.

린스만 감독은 경질된 뒤에도 대표팀 내부 불화와 선수단 분위기를 외신 인터뷰에서 언급했고, 성적 부진의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기보다 선수단 내부 문제와 외부 비판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감독 선임 실패에 이어 경질 이후 태도까지 논란이 되면서 국민적 공분은 더 커졌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고, 축구협회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계약 정리 과정에서 약 100억 원의 위약금 부담까지 떠안았다.

더 큰 문제는 선임 과정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전력강화위원 일부는 후보 평가와 선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법원 판단에서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은 문제로 지적됐다. 전력강화위원회의 감독 추천 기능이 무력화됐고, 정몽규 회장이 권한 없이 후보 면접에 개입했다는 취지였다.

황선홍 전 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황선홍 전 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경질 이후 혼란은 올림픽 대표팀까지 번졌다. A대표팀 감독 선임이 길어지면서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직했다. 당시 한국 축구는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앞두고 중요한 준비 기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A대표팀 감독 선임 난맥상이 U-23 대표팀 운영까지 흔들었고, 한국은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해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단순한 대회 탈락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는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어온 올림픽 본선 연속 출전 기록을 9회에서 멈췄다. 대한축구협회는 사과문을 내고 대표팀 육성과 지원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황선홍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A대표팀 감독 선임이 표류하면서 올림픽 대표팀까지 끌어다 쓴 축구협회 운영 방식이었다. 지난 2011년 당시 전북 현대 모터스를 이끌며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던 최강희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감독을 떠넘기며 혼란을 만들었던 사례가 다시 한 번 반복됐다.

김도훈 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김도훈 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이후 A대표팀은 다시 임시 체제를 거쳤고, 감독 선임은 더 길어졌다.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를 지나 홍명보 감독 선임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 과정은 또 다른 도화선이 됐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외국인 감독 후보들을 검토했고, 제시 마치, 다비트 바그너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은 무산됐고,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사임했다.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선임 작업을 이어받아 독단적으로 홍명보 당시 울산 HD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설득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인물은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이었다. 박주호는 유튜브를 통해 약 5개월 동안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기사로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감독을 검토하는 듯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국내 감독 쪽으로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가 존재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고, 홍명보 감독 선임은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사진=대한축구협회)

법원 판단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추천을 주도했고, 이사회의 선임 권한은 형식에 그쳤다는 취지였다. 결국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었다. 정몽규 체제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이 얼마나 무력화됐는지를 보여준 연속된 장면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FIFA 정관상 회원협회의 독립성과 제3자 개입 금지 원칙도 언급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한 문체부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부나 외부 기관이 축구 행정에 개입할 경우 FIFA 정관과 충돌할 수 있다는 논리를 함께 꺼낸 것이다. 이후 FIFA가 축구 행정의 자율성 확보를 요구하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자, 협회는 이를 문체부에 전달했다.

문체부는 감사가 협회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감독 선임 절차와 협회 운영상 문제를 확인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홍명보 선임 논란은 감독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축구협회가 절차 논란 앞에서 FIFA의 ‘정치적 개입 금지’ 원칙을 방패처럼 꺼내 들었다는 비판으로도 번졌다.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몽규 홍명보 박주호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몽규 홍명보 박주호(사진=뉴스1)

2024년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는 누적된 논란을 제도권 판단으로 끌어올렸다. 문체부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비위 축구인 사면, 축구종합센터 건립, 비상근 임원 자문료 지급, 지도자 자격 관리 등 주요 항목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업무 처리가 부적정했다고 판단했고, 세부적으로는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는 정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반발했지만, 이후 법원은 문체부의 조치 요구가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다시 한 번 판단했다.

감사 결과 축구종합센터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센터 건립 과정에서 장관 사전 승인 없이 대규모 대출을 약정했고, 미니스타디움 안에 축구협회 사무공간을 조성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조금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사무공간 조성을 포함한 계획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615억 원 규모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가 문체부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사업을 이어가려면 다시 900억 원대 대출 승인이 필요한 상황까지 거론됐다. 정 회장은 4선 과정에서 50억 원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부 약속만으로 축구종합센터를 둘러싼 재정 부담 논란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정몽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정몽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사진=대한축구협회)

그럼에도 정 회장은 4선 도전에 나섰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정 회장의 4선 연임 도전 신청을 승인했다. 원칙은 한 차례 연임이지만, 예외 조항은 다시 작동했다. 정 회장은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교수와의 경선에서 유효투표 182표 중 156표를 얻어 압승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문체부 중징계 요구에도 협회 내부 선거인단은 정 회장에게 다시 표를 몰아줬다.

외부 여론과 내부 선거 결과의 괴리는 더 큰 반발을 불렀다. 축구팬들은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로 정몽규 회장이 다시 한 번 선출된 과정에 분노했다. 감독 선임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전력강화위원회가 왜 존재했는지, 이사회는 왜 형식에 그쳤는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부상했다. 승부조작 사면 파동, 올림픽 본선 실패, 축구종합센터 부채 논란까지 겹치며 “정몽규 체제”는 단순한 회장 개인을 넘어 대한축구협회 운영 구조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정몽규 체제 논란의 마지막 장면이 됐다. 한국은 홍명보 감독에게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 이후 다시 한 번 대표팀을 맡겼지만, 결과는 또 한 번의 실패였다. 더구나 이번 선임은 정상적인 경쟁과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사진=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흔들렸고,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막판 선임 작업을 주도했으며, 이사회 승인도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이미 한 차례 월드컵에서 실패했던 감독에게 불투명한 절차로 다시 기회를 줬지만, 대표팀은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시작된 불신은 월드컵 성적 부진으로 폭발했고, 정치권과 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로 번졌다.

그 결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참여한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혁신위에는 박지성 FIFA 분과위원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했고,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등 축구계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혁신위는 북중미월드컵을 계기로 제기된 축구계 혁신 요구에 따라 거버넌스, 유소년 육성,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 등 한국 축구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논의하는 한시 기구로 출발했다.

그러나 혁신위 출범과 별개로 대한축구협회 안쪽에서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정몽규 회장은 혁신위 출범 당일 오전 사임서를 제출했지만, 협회는 앞서 3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차기 회장 선거와 관련해 “정관상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제도는 협회 정관 준수를 기본으로 하되, 국제축구연맹(FIFA)과 대한체육회의 정관과도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협회가 FIFA 정관을 다시 언급한 대목은 앞선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때와 같은 논리를 반복했다. 감독 선임 절차 감사 때도 협회는 FIFA의 독립성 원칙을 앞세웠고, 이번 회장 선거 국면에서도 같은 논리를 꺼냈다. 외부에서는 이를 쇄신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기존 기득권의 이득을 위해 정부·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몽규, 홍명보, 이임생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몽규, 홍명보, 이임생(사진=연합뉴스)

정몽규 체제 13년 5개월은 대형 사업과 국제 외교, 행정 연속성을 앞세워 이어졌다. 하지만 끝내 남은 것은 성과보다 누적된 불신이었다. 2선 제한을 넘긴 예외 승인, 승부조작 사면 파동,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파리올림픽 본선 실패, 축구종합센터 부채 문제는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덮여 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곪아 터진 결과였다.

정몽규 회장이 떠난다고 끝날 문제도 아니다. 한국 축구가 마주한 질문은 회장 한 명의 거취가 아니라, 그 회장을 가능하게 했던 협회 구조가 그대로 남을 것인지다. 정몽규 체제의 끝은 사임서 제출이 아니라, 그 체제를 가능하게 한 구조를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남았다. K-축구 혁신위원회가 이 불신을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한국 축구의 다음 국면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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