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PHEV 유럽 휩쓸자”… 폭스바겐, EU에 추가 관세 도입 요구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터리 전기차와 같은 수준의 추가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유럽연합에 요구했다.

투아렉
투아렉(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 올리버 블루메는 지난 7월 24일 상반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산 PHEV에 대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겐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며 EU가 앞으로 몇 달 안에 관련 정책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메가 관세 인상을 요구한 배경에는 중국 브랜드의 판매 확대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브랜드는 유럽에서 PHEV 20만 8,368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8.3%를 기록했다.

판매 상위권도 중국산 모델이 차지했다. 유럽 PHEV 판매 1위는 BYD 중형 SUV 씰 U였으며 BYD 아토 2 소형 SUV와 재쿠 7 중형 SUV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위였던 폭스바겐 티구안은 4위로 내려갔다.

블루메는 현재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적용하는 관세 체계를 PHEV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중국산 BEV에 기본 수입관세 10%를 부과하고 업체별로 최대 35%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 그는 “BEV에 대한 규제는 효과가 있다. 그 분야에서는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분야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도 지난 6월 19일 고위 관계자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중국산 PHEV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루메는 관련 조치가 시행되면 “유럽 자동차 시장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씨라이언
씨라이언(사진=BYD)

PHEV는 중국 업체와 유럽 완성차 업체 모두 EU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맞추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PHEV 구매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은 구매가격 일부를 보전한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전체 판매량도 빠르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68만 5,990대로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은 5.9% 증가한 720만 대를 기록했다. 중국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5%에서 올해 9.5%로 상승했다.

블루메는 중국 업체의 유럽 수출 확대 배경으로 자국 시장의 경쟁 심화를 들었다. 그는 “중국 경쟁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성공하기 위한 유일한 기회가 수출”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미국의 높은 관세 부담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2026년 매출 전망치를 낮췄다. 블루메는 중국산 PHEV 관세와 함께 유럽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메이드 인 유럽’ 산업정책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드 인 유럽’ 정책에는 현지 생산 비중 기준과 정부 지원, 역내 생산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포함한다.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다룬다.

ID.4
ID.4(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 내부에서는 비용 절감도 진행하고 있다. 블루메는 노동조합과 합의한 5만 명의 감원 규모를 10만 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2030년 이후 독일 내 공장 4곳이 폐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의 낮은 생산비를 활용해 현지에서 생산한 일부 자사 차량을 유럽으로 가져오는 방안도 검토한다. 블루메는 스텔란티스와 포드가 추진하는 방식처럼 가동률이 낮은 유럽 공장을 중국 완성차 업체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포드와 지리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포드 공장에서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도 올해부터 중국 파트너 립모터의 차량을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 아르노 안틀리츠는 지난 7월 24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공장 가동률이 낮고 경쟁 업체와의 비용 격차가 30%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줄여야 할 간접비는 최소 100억 유로(한화 약 16조 1,789억 원)라고 설명했다.

안틀리츠는 같은 날 애널리스트들과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감원 대상을 전 세계 관리·행정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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