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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전우주 기자] 한화오션이 한화그룹 편입 이후 조선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상선과 방산을 두 축으로 한 종합 해양방산 플랫폼 전환을 추진한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오션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높였다. 수주잔고의 질적 개선과 생산성 향상, 강화된 현금창출력을 평가에 반영했고, 대규모 설비투자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며 신용도 추가 개선 여지도 남겼다.
신용평가에서 핵심으로 반영된 부분은 단기 실적보다 수주 체질 변화다. 한화오션은 2022년 한화그룹 인수 이후 연간 수주 목표치를 외부에 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주 전략을 바꿨다. 목표 물량을 맞추는 데 연연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일감을 선별하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조치다. 이후 한화오션은 LNG운반선과 무탄소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분류되는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고수익 친환경 선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수주잔고의 질도 달라졌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경쟁적으로 확보했던 저선가 물량은 장기간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가 이어지면서 저가 물량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3월 말 기준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약 35조 4,0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2021년 이전 수주한 저가 물량은 전체의 10% 미만으로 줄었다.

저가 물량이 빠진 도크는 고수익 선종이 채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5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6척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3척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1척 등 총 25척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 금액은 약 43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6조 6,928억 원이다.
선별 수주 효과는 고선가 선박 인도가 본격화한 2024년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한화오션 매출은 2023년 7조 4,083억 원에서 2024년 10조 7,760억 원, 지난해 12조 7,835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손익은 2023년 1,965억 원 손실에서 2024년 2,379억 원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 1,676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1조 248억 원 이후 7년 만이다.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이어졌다. 1분기 매출은 3조 2,0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은 4,411억 원으로 70.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2.2%에서 지난해 9.1%로 높아진 뒤 올해 1분기 13.7%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으로 분류되는 5% 안팎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실적 개선은 현금창출력과 재무상태표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오션의 자산총계는 20조 7,965억 원으로 지난해 말 20조 1,409억 원보다 약 6,500억 원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7,78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조 584억 원으로 36% 증가했다.
이익 누적에 따른 자본 확충도 진행됐다. 고선가 물량 건조 이익이 쌓이면서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1조 5,51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 310억 원으로 5,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자본총계는 6조 1,750억 원에서 6조 8,260억 원으로 10% 이상 확대됐다. 반면 부채총계는 13조 9,700억 원 수준을 유지했고, 부채비율은 226.2%에서 204.7%로 낮아졌다.

확보한 현금 여력은 해양방산 확장에 투입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4년 말 한화시스템과 함께 약 1억 달러, 한화 약 1,539억 원을 투자해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로, 한화그룹은 미국 상선과 군함 건조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필리조선소에는 추가 투자 계획도 잡혀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한화 약 7조 6,929억 원을 추가 투입해 고도화 작업을 진행한다. 기존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능력을 20척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올해도 선박 수리 등에 쓰이는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와 해상크레인 등 생산 인프라 확충에 약 8,000억 원을 투입하고, 해외법인 설립 등 투자에 약 7,000억 원을 배정했다.
설비투자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유무형자산취득액 기준 설비투자(CAPEX)는 2022년 1,219억 원, 2023년 1,340억 원에서 2024년 3,794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166억 원까지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CAPEX 비중은 2023년 1.8%, 2024년 3.5%, 지난해 5.6%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의 3.3% 수준인 1,074억 원을 CAPEX로 집행했다.
미국 조선소 인수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와도 연결된다. 필리조선소는 연간 수십조 원 규모로 분류되는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상선, 군함 건조 시장을 함께 겨냥하는 거점이다. 한화오션은 이 거점을 통해 국내 조선소 중심의 생산 기반을 미국 시장으로 넓히는 전략을 추진한다.

방산 부문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올라왔다. 한화오션은 총사업비 7조 8,000억 원 규모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서 경쟁사를 제치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대형 수상함 건조 경험과 함정 체계통합 역량에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추진체계가 더해지면서 그룹 방산 계열사 간 연계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국내 함정 사업과 함께 해외 잠수함 수출전도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의 다음 목표는 사업 규모 60조 원의 캐나다 해군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다. 이 사업은 캐나다 해군이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캐나다 정부는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에서 성능을 검증한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II’ 기반의 캐나다형 잠수함을 앞세워 수주전에 참여했다. 경쟁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다. 캐나다 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수주전에는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와 정부, HD현대중공업, 현대차그룹 등이 참여한 ‘팀코리아’가 지원에 나섰다. 한화는 계약 체결 시 2035년 전까지 초도 물량 4척을 조기 인도하고, 이후 매년 1척씩 공급해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완편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과거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스스로 벌어들인 현금을 미래 해양방산 사업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미국 MRO 시장과 대규모 글로벌 잠수함 수주전 성과가 향후 사업 확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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