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미국 동시 승부”… 한화그룹, 7월 방산 빅이벤트 돌입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한화그룹이 방산 부문 대형 해외 수주전 결과를 앞두고 있다.

장보고-Ⅲ
장보고-Ⅲ(사진=대한민국 해군)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7월 한 달 동안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과 미국 육군 차륜형 자주포 사업이라는 두 건의 대형 수주 변수를 맞는다. 한화오션은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조 원대 미국 육군 차륜형 자주포 사업의 시제품 경쟁 결과를 이달 중 확인할 예정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수주전의 무게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더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면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피의자 신분이 됐고, 출국이 제한되면서 해외 수주 외교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가장 먼저 결론이 예상되는 사업은 캐나다 CPSP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뒤로 밀렸고, 이르면 이번주 또는 늦어도 이달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CPSP는 잠수함 12척 건조와 30년 이상 유지보수(MRO)를 포함한 사업으로, 총사업 규모는 최대 60조 원에 달한다. 계약이 성사되면 K-방산 역대 최대 단일 수출 프로젝트가 된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경쟁하고 있다. 제안 모델은 3600톤급 장보고-Ⅲ Batch-Ⅱ(KSS-Ⅲ)이며,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와 한국 해군의 실전 운용 경험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한화그룹 차원에서는 2044년까지 약 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여와 일자리 50만 개 창출도 제시했다.

방산업계는 한화오션과 TKMS의 경쟁을 박빙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분할 수주 가능성은 낮게 보는 분위기다. 캐나다 국방장관이 “함대를 두기종으로 운영하면 유지보수와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관리도 복잡해진다”며 단독 발주 방침을 사실상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CPSP 발표 시점에는 외교 일정도 변수로 붙었다. 오는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며, 캐나다 현지 언론은 마크 카니 총리가 출국 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토 동맹국인 독일과의 외교 관계를 캐나다 정부가 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발표 시점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상회의 직전에 결과가 나오면 전략적 관계를 고려한 TKMS 쪽에 무게가 실릴 수 있고, 정상회의 이후인 8~9일께로 늦춰지면 한화오션에 상대적으로 나은 구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K-9MH
K-9MH(사진=한화디펜스USA)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미국 시장 진입의 첫 관문을 앞두고 있다. 미국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달 안에 예정돼 있으며, 사업 규모는 최소 500문 안팎, 5조 원대로 추산된다. 최종 경쟁 상대는 독일 방산 업체 라인메탈이다.

이번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기반 차륜형 자주포 ‘K9MH(K9 Mobile Howitzer)’를 내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월 미국 육군의 시제품 제안 요청(RPP)에 맞춰 해당 모델을 제출한 상태이며, 최근 미국 육군장관이 의회 청문회에서 한화를 직접 언급하면서 현지에서는 우호적인 기류도 감지됐다.

다만 미국 차륜형 자주포 사업의 이번 결정은 최종 계약이 아니라 시제품 경쟁 단계다. 실제 수주까지는 추가 평가와 절차가 남아 있지만,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완성 무기체계로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 처음 진입하는 의미를 갖는다.

현지 생산 기반 확보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K9 계열 자주포 통합 및 시험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아칸소주에는 13억 달러 규모의 탄약 공장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사업은 단순 수출보다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함께 요구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투자가 수주 전략의 일부로 보인다.

7월 이후에도 한화의 방산 수주 일정은 이어진다. 스페인 차세대 궤도형 자주포 사업은 1차 물량 128문 규모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방산기업 인드라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MNG)를 대상으로 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패키지 수출 협상도 하반기 중 구체적인 진전이 예상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은 더 커졌다. 김 부회장은 캐나다 CPSP 막바지 교섭, 미국 K9 사업 현지 로비, 사우디 MNG 고위급 접촉 등에서 전면에 나서는 장면이 잦아졌고, 손 대표의 출국 제한 이후 한화 방산 수주전의 실질적 전면 역할을 더 많이 맡는 구조가 됐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조립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둘러싼 막바지 흐름에서 당시 접촉은 한화오션의 현장 역량을 직접 보여준 장면으로 남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김 부회장이 한화 방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김 부회장이 나홀로 외교, 영업 전면에 직접 나선 가운데 이달부터 계속되는 수주 활동이 향후 한화의 글로벌 방산 전략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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