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최소 850대”… 미 국방부, 록히드마틴과 F-35 장기 구매 합의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미국 국방부가 록히드마틴과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 최소 850대를 향후 10년간 구매하는 기본협정에 합의했다.

F-35 Lighting Ⅱ
F-35 Lighting Ⅱ(사진=U.S. Department of War)

미 국방부는 지난 22일 록히드마틴과 F-35 장기 구매를 위한 기본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의회 승인과 예산 확보를 전제로 하며, 전투기 구매와 함께 초기 예비부품 공급, 개조 키트, 유지보수 지원 등을 포함한다.

록히드마틴은 해외 고객 주문을 포함해 연간 156대 수준의 F-35 생산을 유지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는 장기 구매 물량을 확보하는 대신 록히드마틴이 향후 10년간 F-35 생산과 유지보수 관련 사업에 최소 70억 달러(한화 약 9조 2,478억 원)를 자체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짐 타이클렛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의 새로운 F-35 생산 및 유지지원 방식으로 사업 계획을 안정적으로 수립할 수 있게 됐다”며 “생산능력을 늘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선행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정이 미국 납세자와 공급업체, 동맹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전체 계약 금액과 전투기 대당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록히드마틴은 의회가 다년 구매를 승인하고 예산을 확보하면 향후 수개월 안에 F-35 합동사업단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가격과 납품 일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년 구매는 매년 별도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여러 해에 걸친 구매 물량을 한 번에 계약하는 방식이다. 록히드마틴은 장기 계약에 따른 가격 할인과 대량 발주로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더피 미 국방부 획득유지 담당 차관은 “미국 방위산업의 생산 기반을 안정시키고 무기 생산 속도와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며 “이번 협정은 재정적 지원을 실제 성과와 연계한 사례”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은 성과에 따른 구체적인 보상 조건은 설명하지 않았다.

미군이 구매할 F-35 850대는 연평균 85대에 해당한다. 이는 미 국방부가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요청한 F-35 85대와 같은 규모다. 미 의회가 2026 회계연도에 예산을 승인한 F-35는 47대였다.

F-35 Lighting Ⅱ
F-35 Lighting Ⅱ(사진=Lockheed Martin)

미 공군은 이번 협정 발표에 앞서 오는 2035년까지 실전 배치 가능한 전투기 1,509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전력구조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지난 16일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F-35A는 전체 전투기 전력의 약 40%를 차지할 예정이다.

정식 계약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과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미 하원과 상원은 각각 마련한 국방정책법안에 F-35 다년 구매를 허용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하원은 지난 7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은 민주당의 본회의 상정 저지로 처리를 마치지 못했다. 상원 지도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양원 법안을 조정해 최종 법률로 확정해야 정식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의회는 연간 전체 국방예산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오는 12월 11일까지 적용하는 임시예산법은 지출을 전년도 수준으로 제한하며, 원칙적으로 신규 사업과 다년 구매 계약을 허용하지 않는다.

록히드마틴은 이번 협정으로 F-35의 임무수행 가능률도 높일 계획이다. 임무수행 가능률은 항공기가 배정받은 임무 가운데 최소 한 가지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 시간의 비율이다.

록히드마틴은 “장기 계약으로 공급업체가 안정적인 주문 물량을 확보하면 원자재와 핵심 부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다”며 “부품 조달 기간을 줄이고 물류 병목을 해소해 임무수행 가능률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급망 부담도 줄일 방침이다.

F-35의 임무수행 가능률은 최근 수년간 하락했다. 지난 6월 미 회계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F-35의 임무수행 가능률은 2021 회계연도 67%에서 2025 회계연도 4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정받은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시간의 비율도 38%에서 25%로 감소했다.

그레고리 마시엘로 F-35 사업 책임자도 지난 6월 이후 상원 의원들에게 F-35 전력 규모가 유지보수 및 지원체계의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F-35 Lighting Ⅱ
F-35 Lighting Ⅱ(사진=Lockheed Martin)

미 국방부는 F-35에 앞서 다른 무기체계에도 장기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1월 PAC-3 MSE 요격미사일 생산 확대를 위한 협정에 합의했으며, 몇 주 뒤에는 사드(THAAD) 요격미사일 생산량을 4배로 늘리는 협정을 체결했다.

사드 생산 확대 협정은 지난 6월 350억 달러(한화 약 46조 2,392억 원)가 넘는 정식 계약으로 이어졌다. 미 의회는 지난해 국방정책법안을 통해 PAC-3 MSE와 사드 요격미사일의 다년 구매를 승인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9일에도 BAE 시스템스와 최대 7년간 첨단정밀살상무기체계 APKWS용 레이저 유도 키트를 구매하는 기본협정을 발표했다.

록히드마틴은 이번 F-35 장기 구매 사업이 향후 10년간 미국 내 일자리 31만 7,000개와 연간 약 790억 달러(한화 약 104조 3,685억 원) 규모의 경제활동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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