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 만에 첫 순수 전기차”… 벤틀리, 600km 달리는 SUV ‘토르칼’ 공개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새로운 도심형 럭셔리 SUV ‘토르칼(Torcal)’을 공개했다.

토르칼
토르칼(사진=벤틀리)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 제품군에 네 번째로 합류하는 모델이다. 디자인과 개발, 생산은 모두 영국 크루(Crewe)에서 맡으며, 기본형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 두 가지로 운영한다.

차체는 전장 약 5m다. 벤틀리 4도어 모델 가운데 가장 짧지만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을 조합해 차체 비율을 잡았다. 전면부는 높게 세우고 보닛은 길게 뻗어 벤틀리가 ‘수직적 우아함(Upright Elegance)’과 ‘끝없이 이어지는 보닛(Endless Bonnet)’이라고 부르는 디자인을 반영했다.

전면에는 컨티넨탈 T 등 과거 벤틀리 모델에서 가져온 요소를 현대적으로 다듬었다. 새로운 라이팅 기술과 일루미네이티드 다이아몬드 그릴을 적용했고, 후면에는 EXP 15 콘셉트카에서 먼저 선보인 ‘명예로운 방패(Prestigious Shield)’ 디자인을 넣었다.

옆면은 복잡한 선보다 차체 면과 볼륨에 초점을 맞췄다. 뒤쪽으로 좁아지는 캐빈과 리어 휠 위로 솟은 펜더가 특징이며, 벤틀리 디자인팀은 이를 ‘휴식하는 맹수(Resting Beast)’라고 표현했다. 차체 곳곳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직접적인 장식부터 표면 질감까지 여러 방식으로 반영했다.

로빈 페이지(Robin Page) 벤틀리모터스 디자인 총괄은 토르칼의 디자인을 비례감과 그래픽 요소, 표면 언어, 디테일 등 네 가지 ‘리드(Read)’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페이지 총괄은 자동차의 각 요소가 한 번에 들어오기보다 시각적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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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실내는 벤틀리 윙 엠블럼에서 가져온 대시보드 형상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죽과 울, 베니어, 알루미늄 등 서로 다른 소재가 눈에 들어오도록 표면을 단순하게 정리했고, 널링 마감 조작장치와 새로 디자인한 불스아이 송풍구를 배치했다.

센터 콘솔과 스티어링 휠에는 주요 기능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물리 버튼도 남겼다. 모든 기능을 화면으로 몰아넣기보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손으로 바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시트는 토르칼에 맞춰 새로 설계했다. 기본 사양으로 16방향 전동 조절과 열선, 통풍, 조절식 볼스터, 마사지 기능을 제공한다. 자세 조정 기능과 스마트 시트 클라이밋을 선택하면 장거리 주행 중 시트 형상과 압력 분포, 열선과 통풍 상태를 계속 조절한다.

웰니스 시트 스펙(Wellness Seat Specification)을 선택할 경우 마사지 영역은 등받이에서 시트 쿠션까지 넓어진다. 등과 어깨뿐 아니라 다리까지 마사지할 수 있으며, 뒷좌석에는 벤틀리 최초로 전동 폴딩 기능을 갖춘 3인승 시트를 적용했다.

인포테인먼트에는 벤틀리 전용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안면 인식 기능은 운전자를 식별한 뒤 시트와 스티어링 휠 위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설정 등을 불러온다. 스마트폰을 차량 키로 사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키(Mobile Device Key)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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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안내와 ADAS 정보를 실제 도로의 회전 지점과 위험 요소에 맞춰 운전자 시야에 표시한다. 네 가지 익스피리언스 모드(Experience Mode)는 파워트레인과 섀시뿐 아니라 조명, 사운드, 공조, 공기 흐름, 디지털 화면 구성까지 함께 바꾼다.

벤틀리 모드(Bentley Mode)는 일상적인 주행을 위한 기본 설정에 가깝다. 컴포트 모드(Comfort Mode)는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를 줄이는 디지털 디톡스 기능을 제공하며, 스포츠 모드(Sport Mode)는 사운드와 조명, 컨트롤 반응을 보다 적극적으로 바꾼다. 리프레시 모드(Refresh Mode)는 외부 공기 유입량을 늘리고 실내 조명을 밝게 조정한다.

파워트레인은 두 개의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로 구성했다. 전륜에는 오픈 디퍼렌셜을, 후륜에는 각 출력축에 다판식 클러치를 넣은 록킹 디퍼렌셜을 적용했다. 두 모터 모두 별도의 오일 교환이 필요 없는 드라이 섬프 구조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192개의 리튬이온 파우치 셀을 직렬로 연결했다. 정격 전압은 800V, 순용량은 113kWh다. 벤틀리는 배터리에 10년 또는 10만 마일, 약 16만 1,600km의 보증을 제공한다.

기본형 토르칼은 최고출력 821마력(PS), 최대토크 121.7kg.m(1,194N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가 걸리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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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을 작동했을 때 최고출력 888마력(PS), 최대토크 137.7kg.m(1,350Nm)를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벤틀리 양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만에 가속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00km다. 400kW 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6분이 걸린다. 벤틀리는 7분 충전으로 약 161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섀시에는 벤틀리 최초의 풀 액티브 서스펜션과 어댑티브 2-밸브 댐퍼를 적용했다. 각 댐퍼가 노면 상태와 운전자 조작에 따라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차체를 제어하고, 안티 롤 토크까지 능동적으로 조절해 별도의 안티 롤 바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은 전 모델 기본 사양이다. 뒷바퀴가 최대 5도까지 움직이며, 약 5m에 이르는 차체에도 회전반경은 11.1m다. 벤틀리는 플라잉스퍼 수준의 승차감과 컨티넨탈 GT 스피드 수준의 역동성을 한 차에 담는 것을 목표로 섀시를 조율했다.

브레이크는 기본형 기준 전륜 420mm, 후륜 370mm 철제 디스크를 사용한다. 선택 사양인 카본 실리콘 카바이드(CSiC) 세라믹 브레이크는 전륜 440mm, 후륜 410mm 디스크로 바뀐다. 캘리퍼는 블랙과 레드, 그레이를 기본으로 고를 수 있고 뮬리너를 통해 세 가지 색상을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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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적재공간은 후면 트렁크 460리터와 전방 수납공간 90리터다. 벤틀리는 도심 주행과 장거리 이동뿐 아니라 오프로드까지 고려해 주행 영역을 설정했다.

ADAS에는 레이더와 센서, 카메라 등 25개의 장비를 사용한다. 좁은 길에서 장애물을 만났을 경우 차량이 앞서 지나온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후진할 수 있으며, 견인과 차고 주차, 평행 주차를 돕는 기능도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원격 주차와 특정 주차 동작을 차량에 학습시키는 기능도 들어간다. 네 개의 도어에는 레이더 기반 전동 개폐 기능을 적용했으며,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거나 중앙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면 도어를 닫을 수 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운전석 도어를 닫는 것도 가능하다.

루프에는 ‘프로스티드 다이아몬드(Frosted Diamond)’ 스위처블 글라스 선루프를 적용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실내 채광을 바꿀 수 있다.

전기차로 바뀌면서 사라진 엔진음은 별도의 사운드로 채웠다. 개발팀은 벤틀리 V8 엔진음의 특징을 ‘리듬’으로 보고 드럼과 비올라, 베이스 기타 등 실제 악기 연주를 녹음해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Bentley Dynamic Symphony)’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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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이 사운드는 정차 상태부터 최대 가속까지 운전자가 요구하는 토크와 차량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음량이 커지고, 원할 경우 완전히 끌 수도 있다.

방향지시등 소리는 벤틀리 가죽 공방에서 망치로 가죽 표면을 두드리는 소리를 직접 녹음해 만들었다.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어시스턴트 알림음에는 크리스털 글라스에서 채취한 소리를 사용했다.

오디오는 기본형 620W 16스피커 시스템과 네임(Naim)이 공동 개발한 1,780W 28스피커 시스템으로 나뉜다. 네임 오디오는 앞좌석 헤드레스트 스피커와 시트를 통한 촉각 피드백, 돌비 애트모스 7.1 기능을 지원한다.

휠은 모두 다섯 가지 디자인을 준비했다. 기본형 토르칼에는 21인치 휠이 들어가고 토르칼 S에는 10-트윈 스포크 디자인의 22인치 휠을 기본 장착한다.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전용 디자인을 포함해 세 종류의 22인치 옵션 휠도 마련했다.

21인치와 22인치 휠에는 여름용과 겨울용 타이어를 제공하고, 22인치에는 올시즌 타이어도 선택할 수 있다. 토르칼은 지난해 공개한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을 양산차 가운데 처음 적용하는 모델이다.

기본형 토르칼은 새틴 실버 외장 디테일과 싱글 톤 컬러 스플릿, 오픈 포어 크라운 컷 월넛을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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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토르칼 S는 블랙 외장 디테일과 미러 캡, 다크 리어 램프, 프론트 범퍼 바디킷, 스포츠 사이드 실, 리어 디퓨저,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했다. S 펜더 배지와 블랙 벤틀리 윙 배지, 전용 컬러 스플릿과 퀼팅·스티치 패턴, 스포츠 페달, 피아노 블랙 베니어, 일루미네이티드 트레드플레이트, 다이내믹 ‘워터폴’ 무드 라이팅도 S 전용 사양이다.

실내 소재에는 새로운 선택지도 추가했다. 벤틀리는 영국 서머싯의 직물 업체 폭스 브라더스(Fox Brothers)와 손잡고 자동차 실내용 100% 메리노 울 패브릭을 개발했다. 해당 소재는 차량용 울 패브릭 가운데 처음으로 ‘책임 있는 울 표준(Responsible Wool Standard, RWS)’ 인증을 받았다.

‘옴브레 월넛 바이 뮬리너(Ombré Walnut by Mulliner)’는 월넛 자투리 목재와 재활용 크래프트 페이퍼를 최대 1,000겹 압착한 뒤 1mm 미만 두께로 잘라 만든다. 깊은 블랙에서 다크 스모크와 라이트 스모크를 지나 월넛 색상으로 이어지는 네 가지 톤으로 구성했다.

‘선버스트 알루미늄 바이 뮬리너(Sunburst Aluminium by Mulliner)’는 과거 벤틀리가 사용했던 엔진 턴드 알루미늄 대시보드를 현대적으로 바꾼 마감이다. 표면에는 3방향 브러시 패턴을 넣었다.

실내 색상은 틸(Teal), 테라(Terra), 글레이즈(Glaze) 등 신규 색상을 포함한 15가지 올리브 태닝 가죽과 15가지 디나미카(Dinamica), 5가지 순수 메리노 울로 구성했다. 베니어는 우드 6종과 테크니컬 피니시 2종, 블랙·그래비티 그레이·리넨·틸·임페리얼 블루·크리켓 볼 등 6종의 피아노 피니시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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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칼(사진=벤틀리)

프랑크-슈테펜 발리저(Frank-Steffen Walliser)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는 “지난 107년간 벤틀리는 여유롭고 강력한 퍼포먼스와 탁월한 안락함, 최고급 천연 소재를 통해 구현되는 정교한 영국의 장인정신, 그리고 영혼이 담긴 사운드를 갖춘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만들어왔다”며 “새로운 토르칼은 이러한 벤틀리의 본질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브랜드를 정의해 온 모든 영역에서 비범한 기준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르칼은 무엇보다도 벤틀리 그 자체다.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과 최고급 소재,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벤틀리 고유의 헤리티지와 최첨단 혁신을 조화롭게 담아냈으며, 벤틀리 역사상 최고의 모델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마틴 페이지(Martin Page) 토르칼 제품 라인 총괄은 “새롭고 독창적인 토르칼은 기술로 하여금 벤틀리의 본질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개발됐다”며 “럭셔리와 정교함, 여유로운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벤틀리를 정의해 온 모든 요소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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