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복귀·월드컵 진출 이끈 감독도 사퇴”… 조별리그 두 번 탈락한 패장 홍명보, 결산 인터뷰 앞두고 선택 주목


[해시태그=전우주 기자] 홍명보 감독이 내일(29일)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 결산 인터뷰에 나선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남아공전 종료 직후 인터뷰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남아공전 종료 직후 인터뷰(사진=KBS 유튜브 캡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가 확정된 뒤 열리는 자리인 만큼, 관심은 경기 복기보다 홍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말할지에 쏠린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2패에 그쳤고, 다른 조 3위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던 마지막 경우의 수까지 사라지면서 월드컵을 조별리그에서 마쳤다.

홍명보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다음 날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 베이스캠프에서 조별리그 결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표팀은 남아공에 0-1로 패한 뒤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했고, 이후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1로 꺾으면서 조 3위 팀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 조 3위 상위 8개국까지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지만, 홍명보호는 그 문턱도 넘지 못했다.

결산 인터뷰에서 쟁점은 패배 원인 설명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대회 준비 과정, 선수단 관리, 그리고 홍 감독의 거취까지 질문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홍 감독은 남아공전 이후 “준비한 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악의 경기력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홍 감독은 조 추첨 이후 준비 과정을 설명하며 1·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한국은 고지대인 과달라하라에서 체코를 2-1로 꺾었고, 멕시코에는 0-1로 패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 결과가 아쉽다며, 그 경기에서 승점을 얻었다면 3차전은 지금처럼 부담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남아공전은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에서 치른 경기였다는 설명이었다.

홍명보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 조별리그 결산 인터뷰
홍명보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 조별리그 결산 인터뷰(사진=엠빅뉴스)

하지만 남아공전 경기력은 설명만으로 덮기 어려웠다. 한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꼽힌 남아공을 상대로 의미 있는 공격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고, 후방에서 볼을 돌리다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을 반복했다. 기본적인 볼 터치와 패스에서 실수가 나왔고,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 숫자를 충분히 늘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팬들과 해설진 사이에서는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던 이유로 몬테레이의 더위와 심리적 부담을 언급했다. 그는 선수들이 꼭 이겨서 32강을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날씨가 갑자기 더운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데이터를 놓고는 멕시코전보다 활동량은 줄었지만 고강도 움직임은 더 많았고, 체력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기력 급락의 원인을 분명하게 짚지는 못했다.

전술 대응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남아공의 휴고 브로스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의 강점을 막는 방식이 통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홍 감독은 상대에 따라 방법은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선수단에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패배 이후에도 전술 실패를 구체적으로 인정하기보다 일반론에 가까운 설명을 내놓으면서 팬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선수단 내부 관리 문제도 결산 인터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남아공전에서 김민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불만을 드러낸 듯한 장면이 포착됐고, 이후 김민재는 수비 간격이 계속 벌어진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감독은 선수단 내부에 불협화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밖에서 그렇게 보인다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안팎의 분위기와 홍 감독의 현실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명보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 조별리그 결산 인터뷰
홍명보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 조별리그 결산 인터뷰(사진=엠빅뉴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이번 대회는 안팎으로 크게 뒤숭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달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급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월드컵 시작 전 공식 FIFA 랭킹 기준으로 한국은 25위, 멕시코는 14위, 체코는 40위, 남아공은 60위였다. 객관적 조건과 조 편성만 놓고 보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지만, 결과는 1승2패와 32강 탈락이었다.

홍명보 감독에게 이번 실패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당시 한국은 알제리전 참패를 포함한 부진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고, 홍 감독은 대회 이후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행정가와 K리그 감독을 거쳐 다시 대표팀 사령탑 기회를 얻었지만, 두 번째 월드컵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흔히 지도자의 유형을 말할 때 용장, 지장, 덕장이라는 표현을 쓴다. 용맹하게 밀어붙이는 감독, 흐름을 읽고 판을 짜는 감독, 선수단과 여론을 품는 감독을 가르는 말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표팀 사령탑으로 보여준 모습은 어느 쪽에도 뚜렷하게 닿지 않았다. 용맹한 승부수도, 지혜로운 전술 대응도, 논란을 품고 설득하는 리더십도 결과로 증명하지 못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 vs 남아프리카공화국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 vs 남아프리카공화국(사진=FIFA Media Hub)

그럼에도 홍 감독은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했음에도, 일부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고대 카르텔”, “2002 카르텔”로 불리는 인맥 구조의 수혜를 입었다는 비판 속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선임 과정에서는 절차적 정당성 논란까지 뒤따랐다. 이런 점에서 홍 감독은 용장이나 지장, 덕장보다 행운에 가까운 인맥으로 두 번째 월드컵 기회를 얻은 운장 또는 복장이라 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언젠가 만회하고 싶어 했다는 시선은 축구계 안팎에서 꾸준히 있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홍 감독에게 12년 전 실패를 지울 두 번째 기회였다. 그러나 무수한 의혹과 비판 속에 얻은 기회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돼 조 3위 상위 8개국까지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구조였다. 과거보다 토너먼트 진출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회에서도 한국은 1승2패로 멈췄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친 홍 감독에게 책임론이 향하는 이유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사진=대한축구협회)다시 한 번 짚자면, 결국 홍 감독은 두 번의 월드컵 기회를 받고도 두 차례 모두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친 사령탑이 됐다. 한국 축구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실패 기록이며, 팬들 사이에서 최악의 월드컵 감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12년 전 알제리 쇼크를 겪었던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남아공 쇼크까지 남기며 자신의 월드컵 지도자 경력에 또 한 번의 실패를 추가했다. 자신이 그토록 만회하고 싶었던 기회를 안일한 준비와 대처로 망쳐버린 셈이다.

비교 대상은 스코틀랜드의 스티브 클라크 감독이다. 클라크 감독은 2019년부터 7년 동안 스코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 스코틀랜드는 1998년 이후 주요 대회 본선에 나서지 못했던 흐름을 끊고 2021년과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도 스코틀랜드가 28년 만에 밟은 본선 무대였다.

클라크 감독은 월드컵 직전 2030년 월드컵까지 새 계약을 맺었다. 성과도 있었고 계약도 남아 있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아이티를 상대로 근소하게 승리한 뒤 모로코에 0-1로 졌고, 브라질에도 0-3으로 패하며 C조 3위에 그쳤다. 최종 성적은 한국과 같은 1승2패였다.

스티븐 클라크 전 스코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스티븐 클라크 전 스코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가디언)

스코틀랜드의 32강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클라크 감독은 계약 기간을 이유로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그는 탈락 확정 뒤 사임을 결정했고, 스코틀랜드축구협회는 그의 공헌에 감사를 표했다. 클라크는 유로 본선 복귀와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남겼지만, 월드컵 탈락 앞에서는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 사례는 홍명보 감독의 결산 인터뷰를 더 무겁게 만든다. 클라크 감독은 성과와 계약이 모두 있었지만 월드컵 실패 앞에서 책임을 선택했다. 반면 홍 감독은 2014년과 2026년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을 기록했다. 한국은 48개국 체제에서도 32강에 오르지 못했고, 팬들의 시선은 전술 설명보다 홍 감독이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질 것인지에 향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도 결산 인터뷰 이후 더 커질 수 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은 출발부터 공정성 논란을 안고 있었고, 월드컵 탈락으로 그 선택의 결과도 다시 평가대에 올랐다. 계약 기간이나 협회의 유임 판단보다 국민 여론과 성적 책임이 더 큰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결산 인터뷰의 핵심은 설명이 아니라 책임의 방식이 될 전망이다.

멕시코전 패배 후 홍명보 인터뷰
멕시코전 패배 후 홍명보 인터뷰(사진=FIFA)

감독 선임 이후 줄곧 “책임”을 말해온 홍명보 감독은 남아공전 이후 열린 결산 인터뷰에서도 그 책임의 방식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대표팀 내부 불화설, 선수 관리 실패 논란, 남아공전 참패 원인을 두고 질문이 이어졌지만, 홍 감독은 “왜 갑자기 이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당황스럽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책임을 말하면서도 정작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는 비켜간 셈이다.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앞서 남아공전 패배 이후 틱톡 오리지널 콘텐츠 ‘티키타카쇼’에 출연한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김영광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을 강하게 비판하며 “홍명보 나가”라고 외쳤다. 결산 인터뷰의 핵심은 결국 설명이 아니라 책임의 방식이다. 김영광의 공개 비판처럼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앞선 인터뷰처럼 책임이라는 단어로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사령탑을 맡겠다는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어떤 선택으로 책임을 말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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